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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준비

한국고등교육재단(KFAS) 해외유학 장학금 지원 후기(1) 개요/서류전형

한국고등교육재단(KFAS) 해외유학 장학제도는 미국 대학원 유학을 준비할 시 본 어드미션 전에 지원할 수 있는 대표적인 국내 장학금이다. 삼성장학금이 2016년부터 해외유학생 지원사업을 중단한 관계로 국내에서 지원 가능한 사전장학금은 풀브라이트, KFAS 장학금, 그리고 국비유학 장학금 정도가 전부다.

 

나는 지원 단계에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은 서류전형까지는 합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했고 KFAS 장학금은 서류전형에서 바로 탈락해버릴 것이라고 짐작했다. 회사를 다니면서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지원하느라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쓴 나머지 KFAS는 일정조차 제대로 확인을 하지 못하고, 박사유학을 준비하는 친구 김군으로부터 지원 개시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서류를 제출했다(서류에 오타도 한 글자 있다). 다행히 KFAS 장학금은 지원서류가 많지 않아 금방 지원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매년 7월 초~중순에 모집을 시작하니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일정을 챙겨두도록 하자.


KFAS 장학금은 여러모로 다른 장학금과 구별되는 특징을 지닌다.

 

첫째, KFAS 장학금은 박사과정만을 지원한다.

 

따라서 석사 유학을 준비하는 지원자라면 KFAS 장학금의 수혜를 받을 수 없다.

 

둘째, 모든 지원서류를 한국어로 받는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의 경우 SOP, Personal Statement, CV 등을 실제 유학 어드미션과 동일하게 작성해야 하기 때문에 지원자의 부담이 크다. 반면에 KFAS 장학금은 지정서식에 맞추어 한국어로 (1) 학과선택동기, (2) 주요관심분야, (3) 학업계획, (4) 졸업 후 계획 등을 작성하게 되어 있다.

 

이때 주의할 점은 지원자가 작성한 CV를 별도로 받지 않는다는 데 있다. 논문 및 저서, 수상경력, 장학금 및 연구비 수혜여부 등을 최대 2개 항목까지 밖에 서술할 수 없도록 한정되어 있다. 따라서 실적이 많은 지원자의 입장에서는 지원서류를 통해 자신의 역량을 충분히 보여주기 어렵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셋째, 필기시험과 면접을 모두 응시해야 한다.

 

다음 포스트에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하겠지만 KFAS는 면접만으로 선발되는 다른 장학제도와 달리 1차 필기고사 이후에 소수의 합격자만을 대상으로 2차 면접전형이 이루어진다. 나는 서류전형 마감으로부터 약 2주 후에 명지전문대학교 체육관에서 필기고사를 치루었다. 필기시험 결과만으로 면접대상자가 결정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필기시험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으로 생각된다.

 

넷째, 장학금 수혜에 따른 제약이 거의 부여되지 않는다.

 

사전장학금에 지원한다면 누구나 다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의무 귀국 조항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것이다. 이 이유로 풀브라이트 장학금에 최종합격하고도 철회를 요청하는 사람들이 매년 꽤 있다고 들었다. 또한 풀브라이트 장학금의 수혜 기간은 2년으로 한정된다.

 

반면에 KFAS 장학금은 5년 간 전액장학금, 건강보험료, 그리고 일정액의 생활비를 조건 없이 지급한다. 졸업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도 제약이 없어 학위를 마친 이후에도 미국을 비롯한 해외 국가에 체류하는 것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장학금 수혜에 앞서 또다른 조건이 있으니...

 

다섯째, 장학금 수혜가 가능한 학교는 명문대학교(소위 말하는 top school)로 제한된다.

 

KFAS 장학금의 또다른, 어쩌면 가장 중요한 특징이다. 재단은 장학금 합격자를 대상으로 해당 학생을 재정적으로 지원하는 것을 약속하는 재정보증서를 발급해준다. 이때 재단에서는 소수의 명문대학교 프로그램만을 대상으로 재정보증서 발급을 제한하고 있다.

 

어찌보면 당연한게, 재단 홈페이지에서는 해외유학 장학금의 취지를 "사회과학과 순수자연과학 및 정보통신분야에서 학문 발전에 기여할 젊은 인재를 선발, 해외의 유명 대학원에 유학시켜 박사학위를 취득하도록 지원"하는 것임을 밝히고 있다.

 

재정보증서 발급이 가능한 학교는 총 3곳이며 재단과 협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8월 3일에 서류접수를 마무리한 이후, 8월 11일에 필기고사 관련 안내 메일을 받았다. 나중에 알게 되었는데, 서류전형은 거의 불합격자가 나오지 않는다고 한다. 필기고사 시험일은 불과 3일 후였다.

 

안 그래도 회사일과 유학준비로 바쁜 시기에, 그리고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되며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에서 합격 가능성이 극히 낮아보이는 필기고사를 치루러 가야 할 지 정말 여러번 고민했다(이때는 풀브라이트 장학금 서류결과가 나오고 면접일이 8월 24일로 잡힌 상황이었다). 결국 함께 서류전형에 합격한 김군의 독려로, 날씨가 극도로 습하고 불쾌했던 광복절 이브에 꾸역꾸역 KF 마스크를 쓰고 명지전문대학교 체육관으로 향했다.